『제2한강』

권혁일 장편소설

2023년 1월 20일 발행 | 무선 | 120*188mm

312쪽 | 16,000원 | ISBN 979-11-92674-33-9 (03810)

분야 | 국내도서 > 한국소설 > 장편소설

크라우드 펀딩 721% 달성

텀블벅 X 리디 컬래버 프로젝트 '에디션 제로' 최고 화제작

아직 책을 쓰지도 않았는데 설정만으로 독자들이 책을 구매했다. 심지어 작가는 장편소설을 처음 쓰는 미등단 신인.

예비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 ‘에디션 제로’는 시놉시스 상태로 작가와 후원자가 만나고, 이후 3개월간의 집필을 거쳐 출간되는 프로세스다. 기성 문단 데뷔 시스템에서 독립된 작가와 콘텐츠를 발굴하여 폭발적인 흥행을 보인 출판계 선례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K-스토리로 이어지리라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안 출판의 장을 넓히는 순기능은 덤이다.

『제2한강』은 ‘자살한 이들만 전입할 수 있는 세계, 제2한강’이라는 배경 설명만으로 에디션 제로 프로젝트 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히트작이다. 독립 출판 초판 매진 이후 재발간을 기다려온 독자, 그리고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못한 예비 독자를 위해 오렌지디에서 『제2한강』을 출간했다. 어려움을 딛고 새롭게 시작하고픈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큰 용기가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렵게 죽음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상에서 사라지는 데에는 실패했다.

‘다시 자살’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냥 다들 제2한강이라고 부르죠.

말 그대로 우리가 죽기 전에 지겹도록 봤던 한강이랑 똑같이 생겼거든요.

어쨌든 여기는 따지자면 사후 세계 비슷한 곳이에요.

제2한강은 착한 사람만 오는 천국도 아니고 악질 새끼들만 오는 지옥도 아니에요. 그냥 자살한 사람들만 오는 웃긴 곳이죠.”

작품의 제목이자 배경, 주인공인 ‘제2한강’에는 자살에 성공(?)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자살에 이를만큼 삶을 괴롭혔던 각자의 사연, 그리고 그 과정이 작품에 고스란히 묘사된다.

한국 사회는 극도로 높은 자살률만큼, 자살에 대해 양가적인 태도를 보인다. 숱한 자살에도 불구하고 모방 자살에 대한 공포 때문에 ‘자살’은 사회적 금지어이고, 자살을 사회적 문제보다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국한하여 스스로 이겨내야 할 문제로 쉽게 치부한다.

이러한 자살을 재현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제2한강』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나치게 특별한 사연이나 엄청난 비극을 가지고 있지 않다. 화자인 형록은 서울의 중상위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직장인이고, 오 과장은 높은 연봉의 앱 개발자, 화짜는 구독자 60만 명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이다. 그중 이슬이 비교적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긴 했지만, 그 또한 주변에서 보기 드문 유형이라 하긴 어렵다.

「작가의 말」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경험이 집필 계기였음을 밝힌 작가는 선구매 독자들로부터 자신 또한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아픔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자살’을 대할 때, 무능력, 노력 부재, 의지박약을 쉽게 언급하지만, 사실은 산 자는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진짜 이유를 마주할 자신이 없는 게 아닐까.

떠나간 친구를 이해하고자 펜을 들었던 만큼, 작가는 작품 속 인물들의 죽음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아마 그들이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상상하여 들려줄 뿐이다. 그것은 또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하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 독자 리뷰

  •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 우울감에 힘든 사람이 가장 듣고 싶은 목소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생각하는 사람,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두려운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대단한 페이지터너!
  • 내 생에 설정 때문에 책에 손을 뻗은 건 처음.
    첫 소설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몰입감이 뛰어나다.

 

  • 이삿짐 쌀 때도 버리지 않고 챙길 책.
  • 제2한강이 실존하길 바란다.
  •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조금 더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 차례

작가의 말

2019년 4월 17일 – 홍형록 사망 당일

2019년 4월 18일 – 홍형록 사망 2일차

2019년 4월 19일 – 홍형록 사망 3일차

2019년 4월 20일 – 홍형록 사망 4일차

2019년 4월 21일 – 홍형록 사망 5일차

2019년 4월 27일 – 홍형록 사망 11일차

2019년 4월 28일 – 홍형록 사망 12일차

2019년 7월 22일 – 홍형록 사망 97일차

에필로그 • 2019년 4월 20일 – 홍형록 사망 4일차

 

◆ 저자

권혁일

작가라는 꿈을 막연한 장래 희망으로 끝내 버리지 않기 위해 글을 계속 쓰고 있다. ‘무자극 콘텐츠 연구소’의 소장으로 활동하며 에세이 『자극은 불닭볶음면으로 충분합니다』 『무자극』, 단편소설집 『면접에서 100% 합격하는 방법』을 출간했다. ‘이삿짐을 쌀 때도 버리지 않는 소설책’을 쓰는 것이 작가로서의 목표.

◆ 책 속에서

그건 마치 결승선을 착각한 마라토너의 기분과도 같았다. 끝인 줄 알고 마지막 힘을 쥐어짰는데 사실은 1킬로미터쯤 더 가야 한다고.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간 마라토너에게 남은 1킬로미터는 지나온 41킬로미터보다 멀게 느껴진다. 이슬에게 다시 자살은 그 1킬로미터만큼이나 먼 곳에 있었다.

공기는 지옥이다. 공기를 마시고 뱉는 자들은 크든 작든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이행해야만 한다. 죽음이 그 끔찍한 굴레로부터 떨어져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 생각했는데, 지독한 공기는 기어이 죽음마저 뚫고 들어와 나에게 계속적인 의무 이행을 요구하고 있었다. 분.명.히. 죽은 상태인 나는 가능하다면 지금보다 더 죽은 상태가 될 수 있길 빌었다.

“형록아, 잊지 말자. 넌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 가진 거라곤 목숨밖에 없었는데, 넌 이제 그것도 없잖아.”

세상에 신이 실존하는 걸까? 그렇다면 제2한강의 신은 분명 신 중에서 가장 한가한 편일 것이다. 혹은 잔인에 가까울 만큼 장난기가 넘치거나.

“아무리 한심하고 멍청한 모습이라도, 그 자체가 나였으니까요. 하나씩 버릴 때마다 나의 일부분이 잘려 나갈 것이고, 그러다 보면 결국 나라는 사람은 존재 자체가 사라지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죠. 저는 저를 지워버리려고 자살한 게 아니거든요. 더 이상 고통받지 않게 나를 지키고 싶었던 것뿐이지.”

자살한 사람들을 모아 놓고 또 자살을 시킬 거라면, 애초에 이딴 공간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30~40명이 자살한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그 정도 숫자라면 자살자 본인을 제외하더라도, ‘자살 이동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자살한 이를 후송하는 구급대원들, 자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하는 가족과 친구들, 정확한 사망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출동하는 검시관과 경찰들, 장례식을 위해 이동하는 조문객들, 자살한 이들이 안치된 납골당과 묘지를 찾는 사람들…. 도로 위 어딘가에선 분명 그런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을 테지. 자살은 정말이지 손이 닿는 곳에 널브러진 죽음이었다.

“그쪽한테 소중한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도 그쪽을 소중하게 생각했겠죠? 그럼 죽지 말자는 약속을 어긴 것보다,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그쪽의 사정을 더 안타까워할 거예요. 오늘만 울고 그 약속은 잊어요. 무효예요, 무효.”

뒤이어 세 번째, 네 번째로 사람이 뛰어내렸다. 그 풍경은 마치 아주 형편없는 다이빙 대회를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미리 걱정해 두면 진짜로 미래의 걱정이 줄어들기라도 해? 생각해 봐. 너 대출 알지? 돈을 끌어다 쓰면 이자가 생기잖아. 걱정도 미리 당겨 하면 이자만 쌓이는 거야. 미래에 갚아야 할 걱정 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말이야.”

“저번에 순환열차에서 그랬잖아. 자살한 걸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후회하거나 후회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되는 날이 ‘다시 자살’하게 되는 날이라고.”

“내 삶에서 내 잘못이 아니었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는 거야. 내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게 꼭 내가 못나서, 내가 멍청해서, 내가 바보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서만은 아니란 걸 깨닫는 거지.”

‘나는 왜 자살했을까? 나는 왜 다시 자살하지 않는 걸까?’

인생은 태어난 날부터 죽는 날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 것 같아 보여도, 결국 하루라는 단위의 수많은 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오늘은 오늘 하루만큼의 점만 찍을 수 있다. 오늘의 걱정이 내일의 점을 대신 찍어 주지는 못한다. (…) 점이 이어지는 한 선은 끊어지지 않는다. 선이 끊기지 않는 한 삶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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